행정통제(내부통제)

[내부-공식적 통제]

1. 계층제 및 인사관리 제도를 통한 통제

대부분의 조직은 구성원들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선거로 임명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료제 구성원은 상관이 있기 때문에 계층제 자체가 그러한 장치 중의 하나가 된다. 부하는 상관의 적법한 지시에 따라 일을 하기 때문이다. 상관은 부하를 감독하고 필요할 때는 부하에게 시정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한다.

인사행정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조직 과정이 책임성 확보와 통제 방안이 된다. 이는 인사 평 거제도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재무행정 과정도 통제 기능을 수행한다. 감사제도가 중요한 예이다. 이것은 기획과 통제가 유기적인 연계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토대에서 논의가 가능한 것인데, 우리의 경우 기획 자체가 각부 장관의 짧은 재임 기간과 전시행정 등으로 인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2. 감사원에 의한 통제

감사 기능은 전문성이 상당히 높으며 사후통제적 성격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감사원은 제도상으로 헌법기관이며, 대통력 직속 기구로 되어 있어 독립기관으로서의 헌법적 지위를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독립적인 통제기관으로서의 왜곡된 지위와 기능 때문에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 기능의 효율화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감사권의 독립과 중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즉 인사상의 독립과 예산상의 독립이 필수적이다.

행정통제와 관련된 감사원의 기본적 기능은 직무감찰과 회계검사로 구분되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추가하여 성과감사의 강화가 요청되고 있다. 즉 기본적으로 수행하던 감사와 더불어 행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에 대한 성과 중심의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성과감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정책 전문성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성과 중심의 감사를 구축, 확대할 필요성은 매우 높다.



3.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에 의한 통제

대통령에 의한 통제는 직접적이고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불시에 이루어지는 암행 감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는 주로 사정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검찰, 경찰 등의 특별권력 부서의 활동과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종종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국무총리실에서는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서 정부 업무 등을 평가하면서 내부 통제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법은 정부 업무 평가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해서,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책임성을 확보하며 정부 업무 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제정되었다.



4. 중앙행정부처에 의한 통제

각급 중앙부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각급 행정 부서를 통제한다. 행정안전부는 각 중앙행정기관에 대한 인사권, 조직권, 행정감사의 조정과 통제를 통해 통제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각 중앙행정기관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감독과 평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총액인건비제도의 도입 등 각급 기관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부 개혁이 추진되고 있어 중앙행정부처에 의한 통제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내부-비공식적 통제]

1. 동료집단의 평가와 비판

제도상 감독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사의 조언이나 지시, 그리고 동료 직원의 충고, 조직 내에 널리 통용되고 있는 관행 등도 행정조직 구성원에 대해 일정한 통제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어떤 조직이든 조직 내 친소 관계 등을 통한 비공식 조직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비공식 조직도 행정도 직원의 사기와 의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비공식적 통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2. 공무원 직업윤리에 의한 통제

공무원은 공공의 문제를 다루며 그 작위 및 부작위에 의해 광범위한 국민들이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공무원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그리고 국민에 대한 선량한 봉사자로서 행동해야 할 직업윤리에 구속받는다.

공무원의 직업윤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다(Stahl, 1983).

첫째, 전체 국민에 대한 공평한 봉사이다. 공무원이 직업윤리에서 부정부패의 방지가 중요시되지만 기여함에 있다.

둘째, 국민 의사에 대한 존중이다. 이는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 및 대표자들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치적 리더십에 대해 공무원은 그 지시를 따라야 한다.

셋째, 민주적 가치의 존중과 조직 내 민주주의의 확립이다. 조직 내 구성원 간에도 인력을 존중하고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을 존중해야 한다. 조직 내에 민주적 가치가 확립되지 못할 때 조직에 대한 일체감과 충성심이 배양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정통제의 한계]

전근대적인 정치, 행정문화 속에서는 행정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제도적 장치가 잘 마련되어도 운영 과정에 나타나는 문제점이 적적히 해결되지 못한다면 그 제도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고 국정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지는 정책에 대해서는 사실상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외부 통제를 거의 받지 않는 부서의 조직, 예산이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서에 대한 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권위주의적인 행정문화로 인해 관료들의 외부 통제에 대한 수용은 낮은 편이다.

그리고 실질적인 정책집행 기능을 담당하는 준공공 부문의 조직과 예산이 증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계속 통제 영역 밖에 남아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들 기관은 주무관청의 감독과 통제만을 받도록 법제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들은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렵거나 공식적인 예산 반영이 곤란한 업무는 이들 기관을 통해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정책 사안에 대해 정치적으로 협상이 되고 나면 국민의 여론은 무시되어 버리는 정치풍토도 통제의 효과성을 떨어뜨린다. 또한 재정적인 독립성이 취약한 통제의 주체들이 행정부에 의존하는 상황에서는 효율적인 행정통제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통제기관의 재정과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